여행 전체를 좌우하는 단 하나의 결정
멜버른에서 몬트리올까지, 수년간 손님을 맞으며 깨달은 게 있습니다. 파리 첫 방문에서 '어디에 묵을까'라는 물음이 어떤 미술관에 줄을 서느냐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이죠. 숙소를 제대로 고르면 오후 나른한 시간에 걸어서 집으로 돌아와 쉴 수 있고, 몇 년이 지나도 기억에 남을 빵집을 우연히 발견하며, 도시를 통근하듯 지나치는 게 아니라 온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파리는 아담한 도시입니다. 역사적 중심부가 페리페리크 순환도로 안에 다 들어오고, 첫 방문객 대부분은 주요 명소를 걸어서, 아니면 지하철 두세 정거장이면 닿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목표는 모든 곳에 가까운 자리를 찾는 게 아닙니다. 매일 저녁 돌아오고 싶은 '집' 같은 동네를 고르는 것, 되도록 중심에 있고, 걷기 좋으며, 지하철 노선이 두 개 이상 지나는 곳이면 됩니다.
첫 방문객에게 좌안을 권하는 이유
센강의 좌안, 리브 고슈는 테마파크 같은 인위적인 느낌 없이 상상 속 파리를 원하는 분들께 제가 늘 추천하는 곳입니다. 5구와 6구, 즉 라탱 지구와 생제르맹데프레는 서점과 작은 영화관, 그리고 커피 한 잔에 한 시간쯤 자리를 내어주는 카페들로 빼곡합니다.
이곳의 아침은 좋은 의미로 조용합니다. 강변을 따라 초록빛 상자를 이제 막 여는 부키니스트, 즉 헌책 상인들 곁을 지나 퐁 생미셸로 강을 건너죠. 뷔시 거리에서 바게트를 사고, 소르본을 지나, 인파가 몰리기 전에 뤽상부르 정원에 도착합니다. 오르세 미술관, 노트르담, 시테섬, 팡테옹이 모두 걸어서 15분 안에 있습니다. 정신없이 붐비지 않으면서도 중심에 있는 셈이죠.

다른 동네들, 솔직하게 짚어보면
마레 지구(3구와 4구)는 훌륭한 차선책입니다. 중세풍 골목, 보주 광장, 뛰어난 먹거리, 그리고 활기찬 저녁 분위기가 있죠. 다만 주말에는 소란스러워질 수 있고 지하철 접근성이 생각보다 성긴 편이라, 로지에 거리처럼 가장 붐비는 구간에서 살짝 벗어난 골목을 고르는 게 좋습니다.
루브르와 팔레 루아얄 주변의 1구는 웅장하고 위치가 훌륭하지만, 밤이면 조용해지고 가격도 그에 걸맞게 높습니다. 몽마르트(18구)는 낭만적이라 하루쯤 둘러볼 가치가 충분하지만, 언덕길과 중심 명소와의 거리 탓에 첫 방문 숙소로 삼기엔 지칠 수 있습니다. 에펠탑 근처 7구는 우아하고 차분하지만, 주거지역이라 여러분이 원하는 활기와는 다소 멀게 느껴질 수 있죠.
첫 방문이라면 북역(가르 뒤 노르) 주변과 동쪽·북쪽 외곽 구역은 조심스럽게 피하시길 권합니다. 나름의 매력은 있지만, 짧은 일정은 교통편 궁리에 쓰기보다 걸어서 이곳저곳 누비는 데 써야 하니까요.
Studio Notre-Dame
A 6th-floor studio with sweeping Seine and Notre-Dame views, steps from the cathedral. — 2 guests · Latin Quarter · balcony with cathedral view
예약할 때 진짜 중요한 것들
도보 5분 안에 지하철 노선이 두 개 있는 곳을 찾으세요. 노선이 하나뿐이면 파업이나 운행 중단 때 발이 묶입니다. 좌안의 생미셸역에서는 RER B와 지하철 4호선이 양쪽 공항과 도시의 남북 축을 모두 이어줍니다.
가능하다면 꼭대기 층 아파트를 우선으로 고르세요. 파리 건물은 대체로 낮아서 5층이나 6층이면 채광이 좋고 지붕 풍경이 펼쳐지며, 때로는 계단 오르는 수고가 아깝지 않을 전망을 선사합니다. 엘리베이터가 있는지 확인하세요. 오스만식 건물 상당수엔 없는데, 그것도 하나의 묘미랍니다.
마지막으로, 제대로 된 부엌 코너가 있고 안뜰이 아니라 거리로 창이 열리는 곳을 예약하세요. 도시가 잠에서 깨어나는 소리를 듣는 것이야말로 중심가에 머무는 즐거움의 절반이니까요.

당신이 찾아온 바로 그 풍경이 있는 방
좌안의 정취를 단 한 곳의 주소로 응축하고 싶다면, 제가 남몰래 자부심을 느끼는 숙소가 있습니다. 5구 케 생미셸에 자리한 6층 스튜디오, '스튜디오 노트르담'입니다. 창밖으로 센강과 노트르담이 시원하게 담기는 곳이죠. 대성당과 부키니스트, 시테섬으로 이어지는 다리들이 모두 코앞입니다.
이곳에서라면 첫 아침은 저절로 그려집니다. 창가에서 커피를 마시며 강물 위로 옮겨가는 빛을 바라보고, 라탱 지구 시장까지 잠깐 걸어가면, 첫 방문객이 바라는 모든 것이 도보 거리 안에 있습니다. 4호선과 RER B가 바로 아래 생미셸역에 있으니 양쪽 공항도, 파리 곳곳도 오가기 쉽습니다.
1박에 160유로부터 시작하며, 중간 플랫폼 없이 저희와 직접 예약하실 수 있습니다. 파리 첫 방문에 어디 묵을지 고민해오셨고, 대성당을 글로 읽기보다 눈뜨자마자 마주하고 싶으시다면, 오셔서 한동안 머물다 가세요. 덧창은 열어두고 기다리겠습니다.

Studio Notre-Dame
A 6th-floor studio with sweeping Seine and Notre-Dame views, steps from the cathedral. — 2 guests · Latin Quarter · balcony with cathedral view